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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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 깊은 할머니

우균 2008. 5. 29. 09:15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무덤덤하게 하루를 보내는 일도 있지만, 느낌이 있는 하루도 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이다. 금강공원을 지나 오는데,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이어지는 육교에서 어떤 할머니가 현수막을 들고 씨름하고 계셨다. '할머니가 현수막을 철거하실 리도 없고...' 이상하게 생각하며 지나가고 있는데, 할머니가 손짓하여 부르시는 것이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육교 위에 설치되어 있던 현수막 한 쪽 끝이 떨어져서 아래 차들이 피해가고 있었다고 한다. 아마 어제 비바람 때문에 현수막이 떨어졌나 보다. 그래서 할머니 혼자 그것을 들어 올리시느라 고생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래서 옆에서 거들어 드렸다. 한쪽 끝을 그냥 묶었는데, 할머니 말씀 "풀어지지 않게 꽉 묶어." 그래서 한 번 더 묶었다. 나는 거들어 드린 밖에 없는데, 고맙다는 말씀까지 하시고 가셨다. 사려 깊은 할머니 덕택에 좋은 일로 시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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