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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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큰아버지

우균 2008. 6. 6. 11:17

내겐 큰아버지가 두 분 계셨다.
지금은 두 분 다 돌아가셨다.
두 분 큰 아버지 중에서 형님되시는 분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
6.25 사변 때 818 고지에서 전사하셨다.

우리 아버지는 그 때 고등학교 졸업반이셨다고 한다.
야간 대학에 합격하셨지만,
집안 사정상 입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힘들어서
입학을 포기하고 계셨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큰아버지 전사 위로금이 그 때 지급되었다.
그래서 전사 위로금으로 입학금을 충당하실 수 있었다.

물론 대학에 입학하신 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해 가며 대학을 다니셨다.
전사 위로금은 입학금 정도만 충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경부고속도록 놓는 공사가 있었는데,
여기 일꾼으로 아르바이트를 하시기도 했고
풀빵장사를 하시기도 했다.

큰아버지는 살아 계실 때 아버지를 많이 귀여워하셨다고 한다.
그러시더니 돌아가셔서까지 아버지께 도움을 주신 셈이다.
아마 하늘에서도 흐뭇해 하셨을 것 같다.

오늘은 현충일이다.
문득 얼굴도 모르는 큰아버지를 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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