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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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우균 2008. 11. 29. 08:53
언젠가 친구가 농담조로

"사회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 땐, 그냥 심각하지 않게 웃어 넘겼었다. 실제로 농담이었으니까...

그런데 이것이 얼마나 무섭고 무책임한 말인지 문득 깨닫게 되었다. '사회'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는 말은 '내 삶'이 사회에 묶여 있다는 말 아닌가? 내 삶인데도 내가 살 수 없는 상황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덧붙이는 말이 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

무엇을 모른다는 말인가? 생각인가 감정인가? 그럼, 정작 아는 사람은 무엇을 안다는 말인가? 겪고 알게 된 것이 과연 무엇이냐는 말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이런 말들은 내가 '사회'에 굴복했음을 나타내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난 그 '사회'란 놈한데, 더 크게 보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패배했음을 자인하는 것과 같다.

쉽게 사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살다보면 어려움이 있고 그 앞에서 여러 가지를 느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어려움 앞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사회'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주도성을 찾자. 그 누구도 '내 삶'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는 없으며 내 감정, 내 생각을 지배할 수는 없다.

오늘 아침 어떤 글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문구를 보았다.

"국민의 심신은 지도자들이 달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도 나를 지 맘대로 할 수 없는데, 그깟 '지도자'가 무슨 영향을 줄 수 있단 말인가. 너무 낙심하지 말자. 우린 아직 안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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