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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중에 비가 내리면 위험한 이유

우균 2011. 4. 7. 14:12
등산 중에 비가 내리면 위험하다는 것은 산행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산에 비가 내리면 내린 빗물이 골짜기로 몰리게 된다. 산에는 대개 2개 정도 주요 골짜기가 있게 마련인데, 그러면 모든 산에 내린 비가 이 두 골짜기로 몰리게 된다. 그래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속하게 계곡 물이 불어나기 시작한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계곡이라는 것이 그냥 물이 빠질 수 있는 구조인데도 모이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물이 늘어나는 것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다. 골짜기 이쪽에서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들어섰다가도 건너가는 중에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계곡 물살에 휩쓸려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제와 오늘 방사능 비가 내린다고 난리다. 한쪽에서는 별 영향이 없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평범한 국민들은 어떤 주장이 맞는 말인지 알 도리가 없다. 난 방사능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등산 중에 내리는 비가 위험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어느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비가 인체에 묻어 직접 해가 되는 경우는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리는 비 속에 미량 포함된 방사능 원소가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어딘가에 흡착되고 흡수된다는 사실이다. 땅에 흡수되면 지하수로 유입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며, 땅에서 수분을 먹고 자라는 농작물에 유입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땅에서 나는 농작물을 먹지 않겠다고? 좋다. 그러나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살 도리가 있는가? 이런 농작물은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쪽에 있고 안타깝게도 사람은 먹이사슬의 가장 위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 국민은 방사능이라는 빗물 속에 방치된 골짜기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가장 최선은 골짜기에 내리는 이슬비 수준이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즉, 자연적으로 감소되는 비율이 유입 비율보다 낮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내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가능하면 유입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 가능하면 골짜기 근처로 가지 말아야 하고, 가능하다면 비가 내리는 즉시 하산해야 한다.

일본과 어떤 특수한 관계이기에 일본 수입 농산물을 금지하지 못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하다못해 인도나 오만 같은 나라도 일본 수입 농산물을 수입 금지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우리나라 국민들이 인도 사람들보다, 오만 사람들보다 더 건강하단 말인가? 우리는 방사능에 노출되어도 도무지 아플 줄 모르는 그런 체질인가? 평범한 국민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대일 무역 흑자가 그렇게 중요한가? 자국민 안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망언을 일삼는 일본 보수 정치인들도 이런 정신나간 짓은 하지 않는다. 정말 한심한 노릇이다. 

http://www.kookje.co.kr/news2006/asp/news_print.asp?key=20110407.2201420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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