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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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YouFree 워크숍에서...

우균 2008. 8. 30. 11:25

8/28-29 양일간 해운대에서 YouFree 워크숍에 참석했다. 워크숍 끝난 후, 식사 중에 다음 세 가지 불교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
일체개고(一切皆苦)

워크숍을 주관하는 팀장님이 대단한 불자이시기 때문에 가끔 그런 얘길 듣곤 한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이 세 가지를 '삼법인(三法印)'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난 컴퓨터를 전공하는 사람이라 컴퓨터 관점에서 삼법인을 이해해 보려고 한다. 컴퓨터에서 중심이 되는 것이 CPU(central processing unit)다. 사람 머리가 일을 안 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듯이 컴퓨터에서도 전원이 들어와 있는 동안에는 CPU가 동작하고 있다. 그래서 컴퓨터와 CPU 관점에서 삼법인을 나름대로 해석해 보았다. "컴퓨터가 본 삼법인 패러디"라고나 할까?

1. 제행무상: CPU는 매 클럭 사이클마다 동작하는데, CPU가 어떤 상태에 머무르려고 해도 다음 클럭에 바로 다음 명령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행위(operation) 자체가 상태를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존재하는 상태는 없다. 계속 바뀌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행위가 항구한 것이 없으며 그러므로 무상한 것이다.

2. 제법무아: 명령어 저장형 컴퓨터(stored program computer, 폰노이만 방식 컴퓨터)에서는 CPU가 수행할 명령어를 매번 메모리에서 가져온다. 명령어를 가져오고 수행하는 것은 CPU지만 CPU 의지대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다만 명령어에 따라 수행하는 것일 뿐이다. CPU가 컴퓨터의 중심인 것 처럼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중심은 CPU가 아니라 계속 주어지는 명령어(法)에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명령어에서 사실상 CPU는 없는 것이다.

3. 일체개고: CPU는 자신의 의지대로 하려고 하나, 사실 의지는 없고 각종 장치(device)와의 관계만 있을 뿐이다. CPU는 캐시, 메모리, 코프로세서 등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메모리는 또 메모리 대로 여러 장치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관계가 없으면 컴퓨터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다. 이러한 관계에서 각 장치는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하며, 그 역할이 자신의 의지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고통일 수밖에... 다른 신호가 와서 나를 계속 바꾸어 놓는 것이 컴퓨터에서 '연산(computation)'이며 각종 장치에는 '고(苦)'에 해당한다.

에고... 주말에 일 하러 나와서 공연히 쓸데 없는 글만 적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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