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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신들린 강의
전공 강의를 하다 보면 마치 신들린 듯이 강의하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강의하는 주체는 분명 물리적으로 '나'지만, 마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강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정말 그런 경우가 있다. 이런 강의를 할 때면, 두 가지 센서가 마비된다. 하나는 시간 감각이며 다른 하나는 평형 감각이다. 시간 감각이 마비된다는 것은 시간이 흐르는 것에 둔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분명 한 시간이 흘렀지만 마치 십여분 정도가 흐른 느낌 같은 것. 평형 감각이 마비된다는 것은 내가 말하는 사람이고 학생들이 듣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본디 내가 강의하러 왔고 학생들은 지식을 들으러 왔지만, 강의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나도 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
살아가는 이야기
2008. 5. 14.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