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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감싸다. 멋진 남성이 연약한 여성을 자신의 코트로 보호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혹시 스프링롤이나 월남쌈이 떠오른다면 식사부터 하시고 오시길 바란다. 그런데 "감싸어" 보호하는 것일까, "감싸서" 보호하는 것일까? 정답은 "감싸서" 보호하는 것이다. "감싸어"를 쓰고 싶다면 "감싸"로 써야 한다. "감싸"가 싫다면, 정말 "감싸어"를 쓰고 싶다면 써야지 어쩌겠는가? 다만 맞춤법에 틀리는 것을 알고 써야 한다. :)
'만듬'이 맞을까, '만듦'이 맞을까? 정답은 '만듦'이다. 동사 '만들다'의 어근이 '만들-'이기 때문이다. 접사 '-ㅁ'은 동사의 끝에 붙어서 명사를 만드는 구실을 하는데, 이 때 어근에 있는 'ㄹ'을 생략해서는 안 된다. 다른 예로 '삶'이 있다. '살다'의 어근은 '살-'이므로 '삶'이라고 써야 한다. 당연한 것인데 왜 혼동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최근 개정된 맞춤법에서 소리나는 대로 쓴다는 원칙을 고수하여 '돐' 같은 것을 '돌'로 바꾸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개정 맞춤법에서는 '돌'이 맞고 '돐'은 틀린 것이다. 돌 잔치에 돌 들고 갔다가는 돌 맞는다.
예전에 맞춤법이 개정될 때 사이시옷이 거의 없어졌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래서 왠만한 사이시옷을 생략하고 썼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얼추 맞아 들어갔다. 예를 들어 예전엔 '소수(prime number)'를 '솟수'로 썼었는데, '소수'로 쓰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것을 착각해서 '횟수'를 '회수'로 썼었다. 그런데 이건 큰 착각이었다. '횟수(回數)'는 '회수'로 쓰지 않고 그대로 '횟수'라고 쓴다. '회수'라고 쓰면 '다시 거둬들인다'는 뜻의 '회수(回收)'가 된다. '시옷'하나는 작은 글자일지 몰라도, 뜻에는 큰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