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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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난만한 할머니

우균 2011. 11. 16. 19:02
역 근처 엘리베이터가 내려오지 않아서 잔뜩 짜증이 나 있었다. 아무래도 위에서 잡고 있다는 생각에 더 짜증이 났다. 그런데 뒤에 계시던 할머니가 물으셨다.

"좀 전에 내린 사람들 이거 타고 내려온 거지요?"

"아니요. 기다리다 그냥 갔어요."

조금 더 기다리니 엘리베이터가 내려왔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손뼉이라도 칠 듯이 기뻐하시는 것 아닌가? 고장나지 않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순간 속으로 짜증내던 내가 부끄러워 졌다. 사실 내려온 일 자체는 기뻐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살면서 얼마나 기뻐해야 할 일들이 많은가? 그러나 우리는 작은 다른 일 때문에 기뻐해야 할 일에 대한 기쁨을 잊고 마는 것이다. 할머니 행동에서 깨달음을 얻은 하루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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