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만하다' 띄어쓰기 (2) 본문
일전에 '만하다' 띄어쓰기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에서 다룬 '만하다'는 앞에 활용형이 나타나는 '-ㄹ 만하다'였다. 이 경우에 '만하다'는 보조용언으로서 앞 활용형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며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한다. 그래서 아래 둘 다 맞다.
정말 볼 만한 광경이다. (O)
정말 볼만한 광경이다. (O)
(사실 뜻이 약간 다르다. 전자는 '볼 가치가 있다'는 뜻이고 후자는 '아름답다'라는 뜻이다. 두 가지 뜻이 같은 것처럼 생각된다면 두 사람이 삿대질하며 싸우는 광경을 생각해 보자. 이는 '볼 만하지만', '볼만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만 하다'가 체언 뒤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쟁반만 하다', '형만 하다' 등의 경우가 바로 이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만'은 조사, '하다'는 형용사(어떤 상태에 대한 긍정을 나타냄)로 취급하여 띄어 쓴다.
쟁반만하다. (X)
쟁반만 하다. (O)
일부 국어사전에는 '-만하다'를 접미사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렇게 했을 때의 문제점은 '못'이라는 부사가 중간에 들어갔을 경우를 설명하기 곤란하다는 점이다. '형만 하다'는 말을 쓸 수도 있지만 '형만 못 하다'라는 말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만하다'를 접미사로 취급한 것처럼 '-만못하다'도 접미사로 취급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조금 억지스럽다. 그래서 체언 뒤의 '-만 하다'는 띄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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