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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여기서 '구축'이란 말 때문에 심히 혼란스러운 얘기가 된다. 사실 '악화', '양화'라는 말도 일상적으로 쓰는 말은 아니다. 차라리 원문을 보면 더 이해하기가 쉽다. "Bad money drives out good." 토마스 그레샴(Thomas Gresham)이란 경제학자가 한 말이라고 한다. 실제 금화가 유통되고 있는 시장에 가짜 금화를 같은 가치로 유통시키면 실제 금화는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저마다 좋은 돈을 개인적으로 보관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구축'이란 '驅逐'을 의미하는데, '구축함', '축출' 등에 쓰이는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구축'은 보통 '構築'으로서 'construction'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이 번역했는지 모르지만 그..
컴퓨터 프로그램의 시간 복잡도를 계산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최악 시간 복잡도(worst-case time complexity)다. 어떤 입력이 들어왔을 때, 가장 오래 걸리는 시간을 추정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은 평균 시간 복잡도(average-case time complexity)다. 시간을 가장 많이 끄는 입력이 천 번에 한 번꼴로만 발생한다면 모든 입력을 최악 조건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할부 시간 복잡도(amortized time complexity)는 각 입력의 처리시간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평균 시간 복잡도와 유사하다. 그러나 각 입력이 들어올 빈도를 별도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균 시간 복잡도와는 차이가 있다. 할부 시간 복잡도를 계산할 때는 각 ..
프로그래밍 언어를 구현하는 방법 중에서 인터프리터(해석기) 방식이 있다. 사용자가 입력한 프로그램을 읽고 값을 계산한 다음 출력하는 일을 반복한다. 이렇게 읽고(read), 계산하고(evaluate), 출력하는(print) 반복 구조를 REPL(read-eval-print loop)이라고 한다. REPL을 REPL 루프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가를 외갓집으로 부르는 것처럼 루프란 말을 반복하여 부른다. REPL은 CPU의 fetch-decode-execute 사이클과 유사하다(최홍석 2008). 따라서 인터프리터는 사실 하드웨어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바이트코드를 수행하는 인터프리터를 가상기계(virtual machin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상기계는 JVM(Java 가..
TV를 보다가 "non nocere"(논 노케레)라는 말을 접했다.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해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장자가 들으면 펄쩍 뛸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해로울 것이 없는 것만 하는 삶. 조금 재미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기작'이란 말의 '기'는 '기계'라는 단어의 '기'와 같고 '작'은 '작동하다'라는 단어의 '작'과 같다. 결국 "기계작동"을 의미하는데, 우리가 잘 쓰는 외래어 '메커니즘(mechanism)'을 나타낸다. 지금은 어디서 보았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기작'이란 말은 일본어에서 유래된 한자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것을 모를 때는 어린 마음에 외래어 '메커니즘'보다 '기작'이란 단어를 선호했었는데, 일본어에서 유래된 한자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차라리 '메커니즘'이라는 말을 선호하게 되었다. 36년은 분명 짧은 기간은 아니다. 그러나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되돌려야 하지 않을까?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수치심을 물려줄 수는 없는 일이다.
나폴레옹 제정 시절 프랑스 군사 쇼뱅은 나폴레옹 황제에 대한 극단적인 애국심을 보였다고 한다. 쇼뱅이라는 사람이 실존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쇼뱅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 '쇼비니즘(chauvisim)'이다. 맹목적이고 광신적인 애국심을 뜻한다. 타 민족에 대한 탄압이나 배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정상적인 애국심이라고 볼 수 없다. 경제가 많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이 극우주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웹 2.0이란 말이 유행하면서 폭소노미(folksonomy)란 용어가 등장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folk(군중)과 taxonomy(분류학)의 합성어라고 소개하고 있다. 우리말 용어로는 협력태그라고도 하는데 del.icio.us의 태그 클라우드를 보면 단박에 이해할 수 있다. 오늘자 태그 클라우드는 아래 그림과 같다.
삼성전자에서 256G SSD를 개발했다고 한다(5/28 뉴스 참고). SSD는 하드디스크보다 가볍기 때문에 노트북에 장착될 경우에 큰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런데 도대체 SSD가 뭘까? SSD는 sold-state drive의 약자로서 반도체로 구성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말한다. 보통 휘발성 메모리를 사용하는 램 디스크도 엄밀히 말하면 SSD에 해당되겠지만, 통상 SSD라고 하면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하는 비휘발성 디스크를 말한다. 위키백과를 살펴보면 SSD의 어원은 solid-state physics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는데, 하드 디스크에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되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그 동안 비용과 속도(쓰기 속도가 특히 느림) 때문에 상용화되지 못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