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623)
살아가는 이야기
나도 할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뜻도 맞고 맞춤법에도 맞다. 그런데 다음 글은 어떨까? 나도 공부 할 수 있다. 뜻은 맞지만, 맞춤법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하다'는 목적어를 수반하지 않을 경우에는 붙여써야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써야 한다. 나도 공부할 수 있다. 물론 다음과 같이 써도 된다. 나도 공부를 할 수 있다. 왜 이런 실수를 간혹 저지르는 걸까? 짐작건대, '할 수 있다'에서 '할'도 '수'와 같은 의존명사라고 착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오해하지 말자. 이제 나도 띄어쓰기할 수 있다.
한글(hwp 프로그램, 이하 hwp)은 재미있는 방식으로 따옴표를 처리한다. 보통 글 쓸 때 사용하는 둥근 따옴표는 한글입력 모드에서만 입력되고 영문입력 모드에서는 곧은 따옴표가 입력된다. 이 기능이 편리하긴 하지만 hwp 초보자에게는 조금 혼란스러운 기능인 것 같다. 한글을 쓰고 영어로 원어를 밝힐 때, 또 이를 따옴표에 넣으려고 할 때, 앞의 따옴표는 둥근 따옴표가 되고 뒤에 입력되는 따옴표는 곧은 따옴표가 된다. 예를 들어 "파일(file)"과 같이 작성하고 싶을 때, “파일(file)"과 같이 되기 십상이다. 이런 것은 가르쳐 주는 곳도 없으니,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유명한 노래 중에 '나에게로 초대'---'나에게로의 초대'인가?---라는 것이 있다. 나도 좋아하는 노랜데, 이 노래가 맘에 들어 노래방에서 불러본 적도 있다(너무 키가 높아서 노래하는 나나, 듣는 사람들이나 모두 괴로웠던 경험이었음). 그런데 이 노래 제목에 사용된 '에게로'는 어색하기 그지없다. 정작 이 노래 가사에도 '나에게로'라는 말은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다. 혹시 일본말의 영향이 아닐까 싶어 책을 뒤져 봤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다. 그냥 '나에게 초대', 아니면 '내게 초대'라고 쓴다면 시적 감각이 떨어지는 걸까?
그랬을 뿐이다. 너뿐이다. '뿐이다'를 앞 단어와 떼어야 하는가, 붙여야 하는가? 위 두 예 중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원래 나는 떼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뿐'이란 것을 의존 명사(독립적인 뜻을 지니지 못하고 상황(context)이 주어져야 뜻을 갖게 되는 명사)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의존 명사로 본다면 반드시 앞 단어와 떼어 써야 한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뿐'은 조사 역할도 한다고 되어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어) 오직 그것만이고 더는 없음을 나타내는 보조사'라고 되어 있다. 조사라면 반드시 앞에 붙여야 한다. 그래서 위 두 예는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럼, 어떤 경우에 '뿐'이 의존 명사로 사용되는 것일까? 역시 같은 국어사전에 따르면 '~했을 뿐이다..
무료한 오후, 할인마트에 가기도 귀찮아서 동네 수퍼에서 우유 1리터 짜리를 샀다. 분명 1800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계산대로 갔는데, 아주머니가 바코드를 찍으니 500원이라고 나오는 것이었다. 아주머니도 이상해서 몇 번이나 바코드를 찍었건만 계속 500원. 결국 아저씨가 와서 보시더니.. ㅎㅎ, 그 원인은 바로 OK 캐시백 바코드에 대고 찍었기 때문이다. 그 아주머니, 그렇게 장사하셔서 남을까 모르겠다.
'~하다'로 끝나는 동사를 쓸 때, '하다'를 떼어 쓰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예를 들어서 '공부하다'를 '공부 하다'로 잘못 쓰는 경우다. 이는 '공부'를 목적어로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목적격 조사가 별도로 붙는다면 그렇게 써야 하겠지만(예컨대 '공부를 하다') 목적격 조사가 없는 경우에는 붙여 써야 한다. 다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생각 하다 -> 생각하다 작업 하다 -> 작업하다 청소 하다 -> 청소하다
stub은 'stub code'란 형태로 사용했었다. 사전에서 찾아보니 그루터기, 담배꽁초 등 어딘가 잘리고 남은 것이라고 나와 았다. 아래 성크(thunk)에 관한 글을 쓸 때, 스텁(stub)과 혼동했었다. 처음 스텁 코드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껍데기만 있는 함수'라는 의미로 사용했었다. 뭔가 구현하려고 할 때, 필요한 함수들을 그냥 마구잡이로 쓰고 일단 컴파일을 통과시키려고 할 때(음. TDD랑 관련되는군), 사용하는 함수, 예컨대 C에서 { return 어떤 것; }처럼 구현한 함수를 스텁 코드라고 부른다. 요즘 위키피디아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스텁이란 용어를 쓰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완성되지 않았을 때, 표제어와 간단한 설명을 넣은 항목을 스텁이라고 부른다. 복잡한 세상, 스텁을 많이 활용..
'나의 살던 고향'은 '내가 살던 고향'으로 고쳐야 한다는 것은 너무 유명한 얘기다. 관형격 조사 '의'를 제대로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관형격 조사라고 하니까 너무 거창한 것 같은데, 관형어란 다른 명사를 꾸며주도록 만들어 주기 위한 낱말을 말한다. '개'가 '소리'를 꾸며주도록 할 때 '개의 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의'를 관형격 조사라고 한다. 문제는 관형격 조사 '의'가 일본어 '노'로 인해서 의미가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말에서는 원래 관형격 조사 '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대부분 생략되었다고 한다(이오덕, 우리글 바로쓰기). 그런데 일본어 영향으로---40년이었으니 영향이 없었다면 더 이상하겠지---쓸데없이 '의'를 덧붙이게 되었다는 말이다. '의'에 관한 습관은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