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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대로' 띄어쓰기만큼 '만큼' 띄어쓰기도 까다롭다. 하지만 체언(주로 명사) 뒤에 오면 붙이고(예: 바로 앞 문장) 그 외에는 띄어 쓴다(예: 자란 만큼)고 기억하면 쉽다. 그 이유는 '만큼'이 조사로도 사용되고 의존 명사로도 사용되기 때문인데 이는 '대로'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조사로 사용되는 경우를 살펴보자. 사전을 찾아 보니 '만큼'이 조사로 사용되는 경우는 다음 두 가지 경우 뿐이다. 1. 체언 뒤에 붙어서 '정도'를 나타냄: 내 키만큼 자란 해바라기 2. 원인을 나타내는 어미(~니, ~느니) 뒤에 붙어서 그 뜻을 강조함: 어려우니만큼 배워야지('어려우니까 배워야지'라는 뜻) 이 두 경우 중에서 2번은 잘 사용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조사로 사용되는 경우는 1번이 대부분이라는 말이..
'대로'를 사전에서 찾아 보니 활용 형태가 두 가지다. 하나는 '의존 명사'고 다른 하나는 '조사'다. 의존 명사라면 앞 단어와 띄어 써야 하고 조사라면 붙여 써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조사'로 활용되는 경우는 딱 다음 두 가지밖에 없었다. 1. 근거를 나타내는 보조사: 법대로 처리해! 2. 따로 구별됨을 나타내는 보조사: 연필은 연필대로 분류하거라. 이 외에는 모두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예컨대하던대로 해(X)가 아니고 하던 대로 해(O)가 맞다.
정말 띄어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 사연 하나. 정말 어렵다고 느낀 이유는 바로 살펴보다 때문이다. '보다'라는 동사는 '눈으로 사물을 본다'는 의미로도 쓰이지만 '시도해 보다'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시도한다는 의미로 사용될 때는 보조동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앞 단어와 붙여 써도 되고 띄어 써도 된다. 원래는 띄어 쓰는 것만 맞는 것이었는데, 최근 개정된 맞춤법에서는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서 "살펴보다"를 다음과 같이 띄어 써도 된다고 생각하면 이건 큰 오산이다. 살펴 보다 그 이유인 즉, "살펴보다"라는 동사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 "살피다"라는 동사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살펴보다"라는 동사가 별도로 존재한다. 그래서 "살펴보다"를 "살펴 보다"로 쓰면 잘못 띄어 쓴 것이 ..
프로그래밍 분야에는 '재귀함수'라는 것이 있다. 함수가 자신에게 다시 적용될 때 이런 함수를, '다시 올아온다'는 뜻에서 재귀함수라고 부른다. "띄어쓰기"란 함수를 "띄어쓰기"에 다시 적용해 보면 어떨까? 다시 말해서 띄어쓰기 가 맞을까 띄어 쓰기 가 맞을까? 정답은 붙여 쓰는 "띄어쓰기"가 맞다. 주의할 점은 "띄어쓰기"라는 명사 형태로 쓸 때만 그런 것이다. 만약 "띄다"를 독립적으로 쓴다면 상황에 맞게 띄어 써야 한다. "띄다"는 "띄우다"가 줄어든 말이므로 이 두 낱말은 띄어써야 한다. 는 잘못된 띄어 쓴 것이고 이 두 낱말은 띄어 써야 한다. 가 맞게 쓴 것이다. 만약 "띄어쓰기하다"라는 단어를 쓴다면 붙여서 써야 한다. 즉 이 두 낱말은 띄어쓰기해야 한다. 는 맞게 띄어 쓴 것이고 이 두 낱말..
예전에, "~ 하다"에서 "~"에 해당하는 말이 '동작을 나타내는 명사'면 뒤에 있는 "하다"는 붙여써야 한다는 것을 얘기했었다. 이것 때문에 "~ 가능하다"에 대한 띄어쓰기가 혼동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행하다 가 맞는 것이라면 실행가능하다 로 붙여 써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 아쉽게도 우리 생각과는 달리 정답은 "땡~. 띄어 써야 한다."는 것이다. "~ 하다"에서 "하다"는 접미사 역할을 하지만, "~ 가능하다"에서 "가능하다"는 형용사 역할을 한다. 따라서 "~ 가능하다"는 앞 단어에 격조사가 있든 없든 띄어 써야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쓰는 것이 맞다. 실행 가능하다 실행이 가능하다 "~ 가능하다"라는 말은 "~할 수 있다"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은 예전에 말한 적이 있다. 그..
우리글로 글을 쓸 때 묶음표는 앞 단어를 더 자세히 부연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다. 따라서 이 글 제목처럼 묶음표를 앞 단어에 붙여 써야 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쓰면 안 된다. 묶음표 (괄호) 사용법 대신 다음과 같이 써야 한다. 묶음표(괄호) 사용법 사람들이 이것을 혼동하는 이유는 Microsoft 워드 때문인 것 같다. 워드를 비롯한 MS 오피스 프로그램은 제멋대로 괄호를 앞 단어와 떼어 버린다. 또 다른 이유로는 영어권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영문 글에서 쓰는 방식을 그래도 쓰기 때문인 것 같다. 영어로 글을 쓸 때에 묶음표는 생략해도 되는 어구를 감싸는 용도로 사용한다. 따라서 묶음표의 앞과 뒤를 모두 떼어서 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써야 한다. The usage of parentheses (r..
나도 할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뜻도 맞고 맞춤법에도 맞다. 그런데 다음 글은 어떨까? 나도 공부 할 수 있다. 뜻은 맞지만, 맞춤법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하다'는 목적어를 수반하지 않을 경우에는 붙여써야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써야 한다. 나도 공부할 수 있다. 물론 다음과 같이 써도 된다. 나도 공부를 할 수 있다. 왜 이런 실수를 간혹 저지르는 걸까? 짐작건대, '할 수 있다'에서 '할'도 '수'와 같은 의존명사라고 착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오해하지 말자. 이제 나도 띄어쓰기할 수 있다.
그랬을 뿐이다. 너뿐이다. '뿐이다'를 앞 단어와 떼어야 하는가, 붙여야 하는가? 위 두 예 중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원래 나는 떼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뿐'이란 것을 의존 명사(독립적인 뜻을 지니지 못하고 상황(context)이 주어져야 뜻을 갖게 되는 명사)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의존 명사로 본다면 반드시 앞 단어와 떼어 써야 한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뿐'은 조사 역할도 한다고 되어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어) 오직 그것만이고 더는 없음을 나타내는 보조사'라고 되어 있다. 조사라면 반드시 앞에 붙여야 한다. 그래서 위 두 예는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럼, 어떤 경우에 '뿐'이 의존 명사로 사용되는 것일까? 역시 같은 국어사전에 따르면 '~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