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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나의 살던 고향'은 '내가 살던 고향'으로 고쳐야 한다는 것은 너무 유명한 얘기다. 관형격 조사 '의'를 제대로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관형격 조사라고 하니까 너무 거창한 것 같은데, 관형어란 다른 명사를 꾸며주도록 만들어 주기 위한 낱말을 말한다. '개'가 '소리'를 꾸며주도록 할 때 '개의 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의'를 관형격 조사라고 한다. 문제는 관형격 조사 '의'가 일본어 '노'로 인해서 의미가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말에서는 원래 관형격 조사 '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대부분 생략되었다고 한다(이오덕, 우리글 바로쓰기). 그런데 일본어 영향으로---40년이었으니 영향이 없었다면 더 이상하겠지---쓸데없이 '의'를 덧붙이게 되었다는 말이다. '의'에 관한 습관은 정..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 '~에 있어서'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셨다. 증명 과정을 기술하실 때, 이런 표현을 자주 쓰시곤 하였는데, 이것이 어색한 표현이라는 것을 꽤 최근에 알게 되었다. 이런 표현은 주로 글 쓸 때 사용하는데, 간단한 사실을 엄청 심각한 것처럼 느릿느릿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내게 있어서 너란 존재는 매우 소중해'라고 누군가 말했다고 하자. 무슨 문학적인 표현처럼 느껴지지만, '내게 너는 매우 소중해'라는 말을 그냥 길게 늘여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에 있어서'는 그냥 '~에게', '~할 때'로 바꿔 쓰는 것이 편하다. 다른 예를 적으면 다음과 같다. 자원 선택에 있어 보다 나은 방법을 -> 자원을 선택할 때, 더 나은 방법을 그 동안 이런 사실을 모르고 쓴 것을 생각..
어떤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 대상으로 변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되다'는 피동(어떤 행위를 당함) 조동사로서 사용되기도 하는데, 바로 이 문장에 포함된 '사용되다'의 '되다'가 그런 경우다. 이 때, 간혹 '뭐가 되다'는 형태, 예컨대 '사용이 된다'는 형태로 글을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때는 '사용되다'로 쓰는 것이 옳은 방향인 듯 싶다. 비슷한 예를 몇 가지 들면 다음과 같다. 개발이 되다 -> 개발되다 제공이 되다 -> 제공되다 배제가 되다 -> 배제되다 피동보다는 능동 형태가 더 이해하기 쉬우므로 가능하다면 능동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이와 유사한 형태로, '뭐를 하다'와 같은 유형을 들 수 있다. 사실 이 경우에도 '뭐하다'로 쓰는 편이 더 간결한데도 그냥 습관적으로 '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