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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학술 회의(공부하기 위한 회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종종 헷갈릴 때가 있다. 대학원생 때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고 마냥 참석하기만 했는데, 차이를 알고 참석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서 여기에 그 미묘한 차이를 정리해 두려고 한다. 컨퍼런스(conference, 회의): 가장 큰 대규모 학술 회의를 컨퍼런스라고 한다. 적어도 50명 이상의 참석자가 3~4일 정도 함께 모이는 회의이다. 대개 연구 분야에 따라 여러 트랙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연구 분야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포푸리(potpourri, 꽃잎 단지)라는 트랙을 두기도 한다. 발표자는 20분 내외의 발표를 진행한다. 워크숍(workshop, 연구회): 컨퍼런스보다 작은 규모의 학술 회의로서 주제가 구체적인 연구 분야로 한정되..
LG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먼저, 재검토를 하는 것 자체는 정말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것은 미래 사업에 대한 포기가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IoT 기술로 모든 장치가 하나로 융합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접게 되면 IoT의 허브(hub, 중심)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로봇 청소기, 스마트 에어콘 및 냉장고와 함께 통신할 수 있는 주축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나는 꽤 최근까지 LG 스마트폰 사용자였다. LG 제품이 좋아서라기보다 삼성 기업 이미지에 대한 반감이 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스마트폰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기초 기술 부족이었다. LG 스마트폰이 팔리지..
25년쯤 전에 전산학동 2층 휴게실에서 한 해 선배와 나누었던 얘기가 문득 떠오른다. 거긴 전자과 건물로 통하는 브릿지 근처라 사람들이 많이 다니던 곳이었는데, 커피를 마시던 중 실험실 일년 선배 형이 지나가다 말을 걸었었다. "무슨 고민 있니?"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학위논문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에 관해 질문했던 것 같다. 그 선배 형이 그 때 말해 주었던 답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선배 말이었는지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답의 내용은 확실히 기억한다. '매번 실험실에서 하는 세미나에 최선을 다해 발표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성과를 계속 점검하고 발표하다 보면, 어느새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고 이것이 학위논문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말..
사전을 찾아보면 '합병'과 '병합' 모두 둘 이상의 기구를 합친다는 뜻으로 풀이되어 있다. 실제로 한자도 순서만 다를 뿐 아주 유사한 단어이다. 그러나 '병합'은 주로 국가의 주권을 넘겨받아 합치는 것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따라서 국가가 합쳐지는 경우만 '병합'이라고 사용하며, '합병'은 국가 외 기관이나 단체의 경우에 사용된다는 측면이 강하다. 둘의 의미를 명확히 구별하기 위해서는 합쳐지기 전 상태와 합쳐진 이후 상태를 생각하면 좋다. '합병'이란 둘이 합쳐져 새로운 것이 나온 경우를 칭한다. '정보과학회'와 '정보처리학회'가 합쳐져 '정보학회'가 된다면 '합병'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럭키사'가 '금성사'에 합쳐져 '금성사'의 일부가 되었다면 '병합'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병합'은 과거 일제..
정말 웃긴 기사를 봐서 캡처해 둔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828일 동안의 재임 동안 하루 평균 12번, 모두 1만 111번 거짓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취임 초반에는 하루에 5번 정도 거짓말을 했으나 최근 들어 하루에도 스무 번이 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5월 10일, 세계일보 기사가 인용한 워싱톤 포스트 기사 내용이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영국의 시긴 워즈워스(Wordsworth)가 'My Heart Leaps Up'이라는 시(일명: 무지개)에서 한 말이다. 원문은 "The child is the father of the man"이다. 직역하면 "어린이는 남자의 아버지"라고 해야 하겠지만 문구가 놓인 상황을 보면 이것보다 제목이 더 나은 것 같다. 'a child'가 아니라 'the child', 'a man'이 아니라 'the man'이다. 그렇다면 '그 아이', '그 어른'은 누구였을까? 시를 보면 그 아이는 '무지개를 보고 가슴이 뛰던 아이'이고, 그 어른은 '지금 같은 감정을 느끼는 어른'이다. 아버지란 누군가의 부모, 그러므로 어린 시절 나는 지금 나의 아버지인 것이다. My Heart Leaps Up ..
너무 조용한 깊은 밤입니다.마치 나 홀로 깨어있는 것 같아요.지금도 퇴근하고 출근하는 분들도분명 있을 거에요. 홀로 깨서적막한 밤을 깨우고 있어요.나 홀로 쓰다가 꿈을 꾸기도 하죠꿈을 꾸는 내가 쓰는 건지쓰는 내가 꿈을 꾸는 건지알 수 없습니다. 깊은 밤,깨어 있는 이들에게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아주 조용히...
'문학동네'의 그림 책 제목이다.피터 레이놀즈가 쓰고 그린 책을 엄혜숙이란 분이 우리말로 옮겼다.그림책이지만 내용은 심오하다. 내용 일부를 요약한 글(서지은, 그림책 일기)을 보면 다음과 같다.레이먼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에요.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나 그렸어요. 어느 날 레이먼이 탁자 위 꽃병을 그리고 있을 때 형이 그림을 보고 "도대체 뭘 그리는 거야?"라며 웃었어요. 형이 놀린 뒤부터 레이먼은 무엇이든 똑같이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몇 달 후 레이먼이 펜을 놓으며 낙담하고 있을 때 여동생 마리솔이 지켜보고 있었어요. "넌 뭐야!"레이먼은 괜히 심통을 부렸죠. 마리솔은 오빠가 그림 그리는 걸 보고 있다고 했어요. 레이먼은 이제 그림 같은 건 안 그린다고 소리쳤죠.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