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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부산에 살다 보니 아무래도 생선회를 더 많이 먹게 된다. 횟집에 갈 때, 간혹 "쯔께다시"라는 말을 접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 집은 쯔께다시는 별론데 회 맛은 끝내줘." 라거나 "쯔께다시는 훌륭한데 회 맛은 별로다." 라는 말을 쓰게 된다. 어떤 사람은 "쓰께다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도대체 "쯔께다시"가 뭘까? 당연히 예상하신 대로 일본말이다. 본 요리 전에 나오는 '전채요리'처럼 중심이 되는 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반찬을 쯔께다시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럼 그냥 "반찬" 아닌가! '반찬'이라면 밥과 곁들여 먹는 것인데, 회랑 곁들여 먹어서 "쯔께다시"라고 부르는 것인가? '반찬'이 쑥스럽다면 '기본 반찬'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엽서'가 일본말이라니... '입장', '소포',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쓰는 말도 일본말에서 온 것이 많다고 한다. 국토의 철심만 뽑을 것이 아니라 우리말에 박힌 철심도 뽑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말 속 일본말을 더 많이 보시려면 아래 사이트를 방문해 보시기 바란다. http://www.tufs.ac.jp/ts/personal/choes/bibimbab/ilbonmal/Silbon.html
'대로'를 사전에서 찾아 보니 활용 형태가 두 가지다. 하나는 '의존 명사'고 다른 하나는 '조사'다. 의존 명사라면 앞 단어와 띄어 써야 하고 조사라면 붙여 써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조사'로 활용되는 경우는 딱 다음 두 가지밖에 없었다. 1. 근거를 나타내는 보조사: 법대로 처리해! 2. 따로 구별됨을 나타내는 보조사: 연필은 연필대로 분류하거라. 이 외에는 모두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예컨대하던대로 해(X)가 아니고 하던 대로 해(O)가 맞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입장'이란 말이 일본말이라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과거 일본어를 배울 때, '장합(場合)'이란 말이 있었다. '장합'은 지금도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이 단어의 '장'과 입장의 '장'이 같은 한자다. '입장'이란 말도 일본어 '다찌바(立場)'라는 말을 음독한 것이라고 한다. 입장 -> 처지 입장은 '처지(處地)'로 순화해 쓰는 것이 맞다고 한다. 입장 차이일 뿐 이라고 쓰면 안되고, 처지가 다를 뿐 이라고 써야 맞다.
부산대 방송국 아침 방송 끝자락에 최강국 교수가 등장한다. 축제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학우들에게 조언을 해 주기 위해서 등장하는데, 최교수님을 소개하는 아나운서 발음이 영 거슬린다. "휴유증이 아니라 후유증이라고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아마 아나운서도 뻔히 알고 있는 말이겠지만, 발음하다 보면 그렇게 발음될 때가 있다. 마치 구개음화 역행동화처럼 말이다. 이렇게 발음되는 것도 부르는 말이 있을 텐데, 언어학 초보자인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현상을 찾아서 모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정말 띄어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 사연 하나. 정말 어렵다고 느낀 이유는 바로 살펴보다 때문이다. '보다'라는 동사는 '눈으로 사물을 본다'는 의미로도 쓰이지만 '시도해 보다'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시도한다는 의미로 사용될 때는 보조동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앞 단어와 붙여 써도 되고 띄어 써도 된다. 원래는 띄어 쓰는 것만 맞는 것이었는데, 최근 개정된 맞춤법에서는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서 "살펴보다"를 다음과 같이 띄어 써도 된다고 생각하면 이건 큰 오산이다. 살펴 보다 그 이유인 즉, "살펴보다"라는 동사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 "살피다"라는 동사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살펴보다"라는 동사가 별도로 존재한다. 그래서 "살펴보다"를 "살펴 보다"로 쓰면 잘못 띄어 쓴 것이 ..
프로그래밍 분야에는 '재귀함수'라는 것이 있다. 함수가 자신에게 다시 적용될 때 이런 함수를, '다시 올아온다'는 뜻에서 재귀함수라고 부른다. "띄어쓰기"란 함수를 "띄어쓰기"에 다시 적용해 보면 어떨까? 다시 말해서 띄어쓰기 가 맞을까 띄어 쓰기 가 맞을까? 정답은 붙여 쓰는 "띄어쓰기"가 맞다. 주의할 점은 "띄어쓰기"라는 명사 형태로 쓸 때만 그런 것이다. 만약 "띄다"를 독립적으로 쓴다면 상황에 맞게 띄어 써야 한다. "띄다"는 "띄우다"가 줄어든 말이므로 이 두 낱말은 띄어써야 한다. 는 잘못된 띄어 쓴 것이고 이 두 낱말은 띄어 써야 한다. 가 맞게 쓴 것이다. 만약 "띄어쓰기하다"라는 단어를 쓴다면 붙여서 써야 한다. 즉 이 두 낱말은 띄어쓰기해야 한다. 는 맞게 띄어 쓴 것이고 이 두 낱말..
예전에, "~ 하다"에서 "~"에 해당하는 말이 '동작을 나타내는 명사'면 뒤에 있는 "하다"는 붙여써야 한다는 것을 얘기했었다. 이것 때문에 "~ 가능하다"에 대한 띄어쓰기가 혼동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행하다 가 맞는 것이라면 실행가능하다 로 붙여 써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 아쉽게도 우리 생각과는 달리 정답은 "땡~. 띄어 써야 한다."는 것이다. "~ 하다"에서 "하다"는 접미사 역할을 하지만, "~ 가능하다"에서 "가능하다"는 형용사 역할을 한다. 따라서 "~ 가능하다"는 앞 단어에 격조사가 있든 없든 띄어 써야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쓰는 것이 맞다. 실행 가능하다 실행이 가능하다 "~ 가능하다"라는 말은 "~할 수 있다"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은 예전에 말한 적이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