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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서머셋 모옴의 '인간의 굴레'('인생의 굴레'인가? 잘 기억나지 않음)라는 소설의 결말은 '결말을 몰라도 된다'는 것이다. 꼭 아름다운 결말을 내야 좋은 인생이 아니라는 말. 물론 모옴의 소설은 대단한 철학을 다룬다기 보다는 흥미 위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모옴의 주장도 그냥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새겨 들어야 한다. 오늘 아침 잡지 글을 읽다가 '결말을 보고 싶어 하는' 나를 돌아보고 갑자기 모옴의 소설이 떠올랐다. 우리는 결말을 보는 데 너무 익숙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3주전 선인장 화분에 꽃이 활짝 피었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 밖에 안 지났는데 꽃은 다 지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꽃이 한 송이 다시 피어올랐다. 이번에는 놓칠세라 사진을 찍어 두었다. 사실 내가 찍은 것이 아니고 전문 사진사가 찍었다. 그 사진은 바로... 이번 주에 다시 보니 그 한 송이마저 지고 말았다. 사진을 찍어 둔 것이 정말 다행이다.
William Wordsworth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전공 강의를 하다 보면 마치 신들린 듯이 강의하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강의하는 주체는 분명 물리적으로 '나'지만, 마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강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정말 그런 경우가 있다. 이런 강의를 할 때면, 두 가지 센서가 마비된다. 하나는 시간 감각이며 다른 하나는 평형 감각이다. 시간 감각이 마비된다는 것은 시간이 흐르는 것에 둔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분명 한 시간이 흘렀지만 마치 십여분 정도가 흐른 느낌 같은 것. 평형 감각이 마비된다는 것은 내가 말하는 사람이고 학생들이 듣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본디 내가 강의하러 왔고 학생들은 지식을 들으러 왔지만, 강의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나도 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
어딘가에서 본 글을 다시 적는다. 꿈이 있는 사람은 목표가 있고 목표가 있는 사람은 실천을 한다. 실천하는 사람은 실적을 얻게 되며 실적이 있으면 반성을 하게 된다. 반성을 하면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우리는 원래 꿈이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꿈을 잊고 살게 되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차근 차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근 한 달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여기에 적기 힘들만큼 바쁘고 심란했던 한 달이었지만, 이제 모두 지나간 풍경처럼 아른하게 느껴질 뿐이다. 우습게도 몸을 힘들게 했던 사건과 마음을 힘들게 했던 사건이 다른 사건이다. 이젠 모두 지나간 일, 밝은 오월을 준비해야 한다. 머리속에서 기억을 조각모음(defragmentation)하고 담담하게 새 날을 기다려야 한다.
누구에게나 눈은 있겠지만 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누구에게나 입은 있겠지만 말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누구에게나 귀는 있겠지만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누구에게나 머리는 있겠지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두 손을 가진 사람은 많겠지만 그 손으로 노력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다. 두 다리를 가진 사람은 많겠지만 다시 일어날 용기를 지닌 사람은 드물다. 누구에게나 가슴은 있겠지만 그 안에 열정을 품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누구나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 주 등교하던 길에 문득 들리는 소리. "친구들과 나누어 먹어." 돌아 보니 유치원에 나가는 아이에게 엄마가 당부하는 소리다. 아마 가방에 먹을 것을 챙겨 준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희망은 "젊은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엄마들이 함께 사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때, 그 아이들이 커서 함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너 혼자만 챙겨 먹어"가 아니라 "친구들과 나누어 먹어"였다.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 살아 가는 것'이다. 뭐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논리가 사방에 널려 있는 요즘이다. 진실이 무엇이든 상관 없이 경제만 살면 되고, 자식 놈이 뽕을 하든 뭐하든 상관 없이 대학만 가면 된다는 식이다. 얼마 전 아는 분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말이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