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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이번에는 사이시옷 문제다.'위첨자'가 맞을까, '윗첨자'가 맞을까?정답은 '위첨자'이다. 왜냐하면 '첨자'의 자소 'ㅊ'이 거센소리를 나타내며 발음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아랫방', '윗방'에선 사이시옷을 쓰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는 '방'의 'ㅂ'이 된소리(ㅃ)나 거센소리(ㅍ)로 표기되지 않지만 실제로 말할 때에는 된소리('빵')로 바뀌기 때문이다.아이고 헷갈려! 하지만 사이시옷은 철저히 소리를 생각하여 적어야 한다. 물론 한자(漢字)로만 이루어진 단어에는 예외 규정이 있지만.... 사이시옷 규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기 바란다.http://news.korean.go.kr/index.jsp?control=page&part=view&idx=9198
일전에 '만하다' 띄어쓰기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에서 다룬 '만하다'는 앞에 활용형이 나타나는 '-ㄹ 만하다'였다. 이 경우에 '만하다'는 보조용언으로서 앞 활용형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며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한다. 그래서 아래 둘 다 맞다.정말 볼 만한 광경이다. (O) 정말 볼만한 광경이다. (O)(사실 뜻이 약간 다르다. 전자는 '볼 가치가 있다'는 뜻이고 후자는 '아름답다'라는 뜻이다. 두 가지 뜻이 같은 것처럼 생각된다면 두 사람이 삿대질하며 싸우는 광경을 생각해 보자. 이는 '볼 만하지만', '볼만한' 것은 아니다.)그런데 '만 하다'가 체언 뒤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쟁반만 하다', '형만 하다' 등의 경우가 바로 이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만'은 조사, '하다'는 형용..
오래 전에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문든 다시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왠지'와 '웬일'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럴 때 끝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근원을 찾는 것이다. 이 글에서 간단히 두 단어의 근원을 찾아보자. 1. '왠지'('웬지'가 아님)의 근원은 '왜인지'이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햄버거가 땡기네.오늘은 '왜인지'(왜 그런지) 모르게 햄버거가 땡긴다('당기다'의 방언)는 뜻이다. '왜 그런지'의 줄임말이 '왠지'이다. 그러므로 '웬지'는 말이 안 된다.2. '웬일'('왠일'이 아님)의 근원은 '우옌 일'이다.자빠졌는데 코가 깨졌다고? 웬일이니?'우옌 일'(어찌된 일)인지 궁금하다는 뜻이다. 사실 '우옌'은 '어찌된'의 방언으로 '우옌'의 줄임말이 '웬'이다. 그러므로 '왠일'은 말이 안 된다..
'안 되.'가 말이 돼? 말은 될지 몰라도 글은 될 수 없지. 안 되고 말고... '안 되.'는 틀렸다. '안 돼.'가 맞다. 그렇지만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외우려면 '안 돼애애애~!'라고 길게 소리치는 것을 연상하면 외우기 쉬울 것 같다. 인터넷을 여기 저기 찾아 본 결과, 의심되는 '되/돼'를 '하/해'로 바꾸어서 괜찮은 것 같으면 해당되는 것을 쓰면 된다고 한다. 바로 앞 문장에 이 규칙을 적용해 보면 "의심되는 -> 의심하는", "해당되는 -> 해당하는" 등으로 잘 들어맞는 것 같다. 다만 이 규칙을 적용할 때 그 단어에만 한정해서 살펴야지 전체 문장으로 보면 주변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주어에 능동, 수동의 의미가 있을 때는 의미까지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는..
1. 그는 부도덕한 일을 서슴지 않았다. 2. 그는 부도덕한 일을 서슴치 않았다. 어떤 것이 정답일까? 답은 1번이다. 답의 근거는 동사의 기본형에서 찾을 수 있다. '서슴다'가 기본형이며 '서슴하다'는 잘못된 말이다. 따라서 1이 답이 되는 것이다. 동사의 기본형이 '서슴하다'라면 '서슴ㅎ지'로 쓸 수 있고 따라서 '서슴치'로 쓸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서슴다'가 기본형이다. "고객님 어려워서 당황하셨죠? 그럼 외우세요!" ㅋㅋ
1. 쓸모있다 2. 쓸모 있다어떤 것이 맞는 것일까? 답은 2번.3. 쓸모없다4. 쓸모 없다어떤 것이 맞는 것일까? 답은 3번.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먼저 확실히 해 두고 싶은 것은 '쓸모 있다'와 '쓸모없다'의 '쓸모'는 같은 뜻이다. 어떤 일에 필요한 정도, 소용 등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쓸모 있다'는 정확히 그 뜻으로 사용된다고 보는 반면 '쓸모없다'는 더 다른 뜻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말하자면 '부질없는', '어쩔 수 없는' 어떤 상황을 나타낼 때 '쓸모없다'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법적으로 따지자면 '쓸모없다'의 '-없다'는 접미사가 아니라 형용사이다. '-없다'라는 접미사는 국어 문법에 존재하지 않는다. '쓸모없다'는 '쓸모'라는 명사와 '없다'라는 형용사의 합성..
어떤 분야의 초보자를 '초심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어로는 beginner라고도 하고 rookie라고도 한다. 초심자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일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고 나오고 유의어로 초보자, 신출내기 등이 적혀 있다. 난 국어학자는 아니지만, 초심자가 일본어라는 나름대로의 근거를 얻게 되었으며 이에 여기에 적어 둔다.초심의 어간이라고 할 수 있는 '초심'을 사전에서 살펴보자. 먼저 국어사전을 살펴보면 '초심(初心)'의 첫 번째 뜻으로는 '처음에 먹은 마음'이라고 나오고 두 번째로 '초심자'라고 나온다. 그런데 우리가 늘상 사용하는 우리말에서는 항상 첫 번째 뜻만 사용한다. "초심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라."라든지 "초심을 잃고 돈에만 눈이 어둡더니 그렇게 망하는 구나."라고 사용한다. ..
사전을 보면 '끼치다'와 '미치다'는 비슷한 말로 나타나 있다(물론 여기서 '미치다'는 정신이 나가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님). 즉 '영향을 끼치다'와 '영향을 미치다'가 비슷한 뜻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단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끼치다'는 다소 포괄적인 의미다. 물을 흠뻑 뒤집어 쓴 느낌이랄까? 구체적 예로, '하이델베르그는 내 과학적인 태도에 큰 영향을 끼쳤다.'라고 말한다면 단순히 과학적 태도뿐만 아니라 관점, 사고 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심지어 근본적인 생각의 틀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미치다'는 그냥 '닿았다'는 단순한 의미다. '미치다'의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나는 그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피신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말은 단순히 그의 세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