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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어렸을 때 외가에 가면 뒤란에서 멱감곤 했었다. 큰 고무대야에 지하수를 받아 놓고 물놀이를 하다 보면 뼛속까지 차가워지는 느낌이었다. 외가댁에는 자동펌프가 있어서 지하수를 쓰는 것이 꽤 편리했다. '뒤란에서 멱감을래'하고 자주 말씀하시던 외할머니 덕분에 나는 '뒤란'이 표준말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뒤란'은 '뒤 울 안'의 평안도 사투리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외할머니는 고향이 이북이셨다. 평생 고향에 가 보시지도 못하고 지금은 병상에 누워 계신다. 몇 년 전만 해도 '혹시 통일이 되지 않을까'하는 희망에 부풀었었지만, 지금 정세를 보면 아무래도 가까운 시기엔 어렵지 않나 싶다. 이제 외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외삼촌도 돌아가시고, 이제 혼자 남으셔서 쓸쓸히 누워 계신다. 어려서는 부..
인터넷 어딘가에서 본 글, "못된 사람은 망하지만 비열한 사람들은 안 망합니다."공감이 가기도 하고, 공감이 되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주변을 보면 비열하게 살다가도 어떤 계기로 마음을 돌리는 사람도 있고, 죽음에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정신을 차리는 사람들도 있다. 세상은, 어쩌면 우리 삶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 계속 살아가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 나는 어제보다, 지난해보다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네이버가 알바들의 천국이 되었다는 풍문은 벌써 오래전에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다음 뉴스를 애용했었는데, 요즘엔 이것도 영 아니다. 도대체 어떤 뉴스를 읽어야 할까? 수해 때 골프 방송을 내보내는 공영방송 뉴스를 봐야 하나, 아니면 파업 때문에 정신없는 모 방송국 뉴스를 봐야 하나? 아무 소식도 듣지 않고 지내는 것이 가장 상책이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얘기는 들어야 겠기에 그나마 찾은 것이 야후 인기순 뉴스다(http://beta.kr.news.yahoo.com/most-popular/). 예전부터 야후 뉴스는 너무 인기에 영합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도 그 성향은 그대로인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에휴~~' 한숨뿐이다.
'실사구시'란 말은 다산 정약용이 강조했던 말인데 본래는 에 나타난 말이라고 한다. 유래야 어찌되었든 '사실을 토대로 옳음을 구한다'는 뜻이다. 말만 하지말고 실제 나타난 현상을 보고 무엇이 진리인지 구하라는 의미가 된다. 자연과학이든 인문과학이든 상관없이 대체적으로 과학에서 취하는 방법이 바로 이런 방법이다. 실제 관측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모형을 세운 다음, 이것이 옳다는 것을 입증한다. 엊그제 있었던 회의에서 어떤 교수님이 말씀하신 내용이다. 해석 -> 예측 -> 대책 모형이 옳다고 입증할 수 있는 것은 '예측'의 범주일 것이다. 여기에 '대책'이 들어간다는 것은 다분히 실용주의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우리가 학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이용하기 위해서고 따라서 '..
2011년 12월 15일,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남긴 오늘, 경향신문 일면지 기사를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금할 길이 없었다. 도대체 공부가 무엇이며 도대체 성적이 뭐길래 이 어린 꿈을 꺾어 버린 것일까? 그 어린 것이 세상을 등지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우리나라에 희망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 것일까? 이런 현실을 수수방관한 나도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창밖을 보며 마음을 추스리려고 해도, 다훈이가 떨어진 그 창문이 생각나서 잘 되지 않는다. 그 아이가 꿈꾸는 세상, 아니 그 세상의 반만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살아 남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http://m.khan.co.kr/view.html?med_id=khan&artid=201112142210555&code=210000
벌써 12월이네요. FTA에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던 우리 정부, 지난 주 비준안에 서명했다고 하지요? 법조계에서도 반대를 하는 목소리가 높고, 이마저도 불법이라고 얘기하는 이 정권이 측은할 따름입니다. 사법부에 대한 거부감에 기대어 FTA 반대 목소리를 마녀사냥하자는 심산이지요. 그러나 생각을 해 보세요. 법을 전공하고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오죽하면 반대를 하겠습니까? 이 정권은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 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우리나라 대통령은 비준안에 서명을 했고, 내년부터 발효된다고 합니다. 전기요금 인상, 라면 값 인상 등 물가가 요동치는 것을 보니 벌써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 많은 FTA, 과연 누구에게 이익일까요? 우리나라일까요, 미국일까요? 정답..
우려했던 대로 어제(벌써 그제네요)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이 '전광석화'처럼 통과되었습니다. 뉴스 앵커가 '날치기'란 소리를 제제당했는지 '전광석화'라고 하더라구요. 본회의장에 있던 170명 중에서 151명이 찬성했다고 하지요? 정상적인 통과가 아닙니다. 우리가 뭐 공산국가입니까? 이렇게 논란이 많은 한미 FTA가 만장일치에 가까운 수치(총원 대비 89%, 기권을 제외하면 96% 찬성임)로 통과되었다는 것은 그 절차가 얼마나 비민주적이었음을 거꾸로 말해 주고 있습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한미 FTA가 정말 우리에게 이득인지 살펴봅시다. 거론되고 있는 개방 분야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 2. 농축산물 분야 3. 의약 분야 뉴스에서는 자동차 분야는 우리가 유리하고 농축산물..
한미 FTA가 연일 신문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은 날치기 통과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더라도 강행하겠다고 하고 야당은 결사 항전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도대체 FTA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를 치는 것일까요? 어떤 쟁점이 있길래 이렇게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일이 일어날까요? 궁금하여 주위 분들에게 물어보았지만 10명 중 8명은 무엇이 쟁점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두 분 정도는 쟁점을 파악하고 계셨지만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시더군요. 제 간단한 실험이긴 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반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FTA 핵심은 간단합니다. 자유 무역 협정, 즉 물건을 자유롭게 사고 팔게 하자는 것입니다. 관세 등으로 보호되어 있는 무역 장벽을 없애고 시장을 확대하자는 것이지요. 개념 자체는 나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