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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뿐이다'는 앞 단어에 붙여 써야 할까, 띄어 써야 할까? 나라를 구할 사람은 당신뿐이오. 나라를 구할 사람은 당신 뿐이오. 정답은 붙여 쓰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중 맞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나라를 구할뿐이며 다른 것은 모르오. 나는 나라를 구할 뿐이며 다른 것은 모르오. 여기서는 띄어 쓰는 것이 맞다. 도대체 왜? '뿐'은 조사로 사용되기도 하고 의존명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조사로 사용되는 경우는 앞 말에 붙여 쓰고 의존명사로 사용될 경우에는 앞 말과 띄어 쓴다.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 뒤에 '뿐'이 붙는 경우는 붙여 쓴다. 용언의 '-ㄹ' 형태 다음에 '뿐'이 나오면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그럼, 다음 중 맞는 것은 무엇일까? 그 사람은 돈만 없다뿐 좋은 사람이야. 그 사람은 돈만 없을 ..
'없다' 띄어쓰기를 알 필요 없을까, 필요없을까? 정답은 '필요 없다'가 맞다. 그 이유는? '필요없다'라는 단어가 없기 때문. '없다'는 (1)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과 (2) '부족하거나 가난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다. 따라서 체언과 띄어쓰는 것이 맞다. 그런데 왜 자꾸 헛갈리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없다'로 끝나는 형용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열없다, 일없다, 쓸데없다, 소용없다, 가차없다, 경황없다, 아랑곳없다, 거침없다, 어김없다, 여지없다, 기탄없다, 느닷없다, 꾸밈없다, 채신머리없다, 주책없다, 물샐틈없다, 갈데없다, 철없다, 지각없다, 분별없다, 한없다, 하염없다, 아낌없다, 염치없다, 서슴없다, 숨김없다, 속절없다, 부질없다, 맥없다, 깜냥없다(종잡을 수 없다), 꼼짝없다, ....
2009년 아래와 같이 글을 썼었다. 그러나 아래 글은 틀렸다. 정말 볼 만한 광경이다. (O) 정말 볼만한 광경이다. (X) 어떤 것이 맞는 것일까? 이미 답이 나와 있어서 좀 싱겁긴 하지만, 좀더 생각해 보자. 원칙을 따르자면 위에 표시된 대로 첫 번째 문장이 바로 띄어 쓴 것이다. '만하다'는 '그럴 가치가 있음'을 나타내는 보조형용사기 때문이다. 보조형용사나 보조동사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최근 개정된 맞춤법에서는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한다. 나 자신도 띄어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최근에 아래한글 프로그램의 빨간 줄 때문에 헛갈린 것이 있다. 둘 다 허용된다고는 하지만 다시 한 번 알아두자. 보조용언은 본용언과 띄어쓰는 것이 원칙이다. 앞서 말한 대로 '만하다'는 보조형용사..
논문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가능한 대답들을 생각해 보자. - 일단 글을 잘 써야지요. - 말보다 실천이 중요해요. 즉, 연구를 잘 해야지요. - 알맹이가 있어야지요. 실험 결과가 좋아야 하지 않나요? - 영어를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 무엇보다도 수학이 중요해요. - 수학 분야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 분야 지식이 많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지식만 가지고는 힘들어요. 논리적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 논술 시험 점수가 높은 사람이 잘 쓸 것 같아요. ...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겠지만, 이런 생각이 답변해 주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적어도 잘 쓴 논문을 보면 뭔가를 알 수 있다. 물론 잘 쓴 논문은 문장 구조도 확실하고 논리적이다. 그리고 연구 결과도 의미가 있다. ..
어렸을 때 즐겨보던 코미디 프로에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코너가 있었다. 적막한 카페에 키 큰 백수(최양락 분)가 등장하며 속마음이 방백된다. 내가 이 카페를 찾는 이유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 때문이지.... 방송으로 들은 것이기 때문에 '왠지'가 맞는지 '웬지'가 맞는지 바로 판단하기 힘들다. 과연 어떤 것이 맞는 것일까? 이 경우에는 '왠지'가 맞는 말이다. 사전을 찾아 보니 '왜 그런지'라는 말의 줄임말이 '왠지'라고 한다. 그럼 '웬'은 어떤 때(when ^^) 쓰이는 것일까? '웬'은 어찌된 것인지 모르는 놀람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관형사(명사 앞에만 한정적으로 쓰이는 말)다. 대표적인 예로 '웬 일이니?', '웬 떡이야?' 등을 들 수 있다. 잠시 정리해 보자. 왠지 -> 왜 ..
'대로' 띄어쓰기만큼 '만큼' 띄어쓰기도 까다롭다. 하지만 체언(주로 명사) 뒤에 오면 붙이고(예: 바로 앞 문장) 그 외에는 띄어 쓴다(예: 자란 만큼)고 기억하면 쉽다. 그 이유는 '만큼'이 조사로도 사용되고 의존 명사로도 사용되기 때문인데 이는 '대로'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조사로 사용되는 경우를 살펴보자. 사전을 찾아 보니 '만큼'이 조사로 사용되는 경우는 다음 두 가지 경우 뿐이다. 1. 체언 뒤에 붙어서 '정도'를 나타냄: 내 키만큼 자란 해바라기 2. 원인을 나타내는 어미(~니, ~느니) 뒤에 붙어서 그 뜻을 강조함: 어려우니만큼 배워야지('어려우니까 배워야지'라는 뜻) 이 두 경우 중에서 2번은 잘 사용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조사로 사용되는 경우는 1번이 대부분이라는 말이..
'순화해야 할 일본어'를 검색어로 하여 웹에서 검색해 보니 국립국어원의 어떤 분께서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글을 적으신 것이 있다. 쉬운 우리말 쓰기로서의 일본어 순화 정말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제목이다. 일본어 순화를 얘기하면서 그 글의 제목에 일본어투를 사용하고 있다니.... 이오덕 선생님(우리글 바로쓰기)에 따르면 조사 다음에 '의'가 결합된 형태는 명백한 일본어투다. 위 제목에서는 '쓰기로서의'라는 일본어투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글로 다시 적는다면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겠다. 우리말을 쉽게 쓰기 위한 일본어 순화 '조사+의' 형태로 나타나는 일본어투를 몇 가지 더 적으면 다음과 같다. ~와의, ~에의, ~로의, ~에서의, ~로부터의, ~에로의 왜 '의'를 남발하게 되었는지 내 나름대로 생각해 보..
아파트 환기장치를 '후앙'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가? 그냥 전문용어라고 생각하고 지나친 그 말이 바로 일본말이다. 영어 'fan'을 '후앙'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말을 병들게 하는 일본식 외래어도 있는데, 이것도 역시 책 반납하기 전에 여기 적겠다(참고: 박숙희, 반드시 바꿔 써야 할 우리말 속 일본말). 난닝구 다스 뎀뿌라 도란스 돈까스 레미콘 레자 레지 리모콘 만땅 맘모스 메리야스(madias, 스페인어) -> 속옷 멘스 미싱(sewing machine) -> 재봉틀 백미러(back mirror) -> rear-view mirror(반사 거울, 뒷거울) 보루(board) -> 판지 바께스 빠꾸 빵꾸 뻬빠 뼁끼 삐라 사라다 센치하다 스덴 세라복 아파트(apartment hous) -> 공..